통증

긴엄지굽힘근(장무지굴근, Flexor Hallucis Longus)

안아프게 2025. 9. 3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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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서론: 당신의 발바닥 추진력을 담당하는 근육, FHL 

긴엄지굽힘근(장무지굴근, Flexor Hallucis Longus, FHL)은 종아리 뒤쪽 깊은 곳에 위치하며, 단순히 엄지발가락을 움직이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은 발가락을 굽히는 근육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자랑하며, 걷거나 뛸 때 발을 땅에서 차고 나가는 최종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또한, 발바닥의 아치 구조를 단단하게 유지하여 발목의 안정성을 지키는 데도 중요하다.

FHL 병변은 무용가(Dancer's Tendonitis)나 장거리 주자와 같이 발목에 반복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운동선수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 그 임상적 통증 패턴이 후경골근 건병증(Posterior Tibialis Tendon Dysfunction, PTTD), 족저근막염(Plantar Fasciitis, PF), 또는 족근관 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 TTS)과 유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오진의 위험이 높다

FHL의 고유한 해부학적 구조, 복잡한 주행 경로,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기계적 병태생리를 이해하는 것은 정밀 진단 및 효과적인 중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이 글은 FHL의 기초 해부학을 넘어선 운동학적 역할 분석, 특징적인 임상 병변, 그리고 이를 감별하기 위한 기초 정보를 제공한다. 

II. FHL의 해부학적 위치와 역할: 발목을 돌아 엄지발가락 끝까지

A. FHL의 해부학적 특징

<엄지발가락굽힘근>

FHL은 긴 힘줄이 발과 발목을 복잡하게 가로지르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 이는곳 (Origin): 종아리뼈 뒤쪽 아래 3분의 2 지점.
  • 닿는곳 (Insertion): 엄지발가락의 먼쪽발가락뼈사이관절 밑바닥.
  • 기능: 엄지 발가락의 모든 관절을 굴곡시키는 것이며, 추가적으로 발목의 뒤침(회외, Supination)를 보조하고 발목의 약한 발바닥쪽 굽힘(족저 굴곡, Plantar Flexion)에도 관여

B. 힘줄이 꺾이는 좁은 길, '포착 부위'의 문제

 FHL 힘줄의 통증은 단순히 근육 자체의 문제가 아닌, 힘줄이 지나가는 경로의 마찰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 발목 뒤의 좁은 터널 (후방 활액막 터널):  FHL 건은 후방 발목에서 심부 굴근 중 가장 외측(Lateral)에 위치하다가 내측으로 급격히 꺾이는데, 이 경로는 발목의 역동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FHL 힘줄은 발목 뒤쪽에서 정강이뼈(경골, tibia), 목말뼈(거골, talus) 뒤, 그리고 발뒤꿈치뼈(종골, calcaneus)의 지지대 (Sustentaculum Tali) 를 감싸며 좁고 굴곡진 통로를 통과한다. 이 좁은 길은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돕지만, 반복적인 움직임(특히 발레나 점프)은 이 부위에 강한 마찰을 일으켜 염증이나 힘줄 끼임(Impingement) 현상을 유발하기 쉽다.
  2. 헨리의 매듭 (Knot of Henry): 발바닥 아치로 들어가는 지점에서 FHL 힘줄은 다른 발가락을 굽히는 힘줄(FDL)과 X자 모양으로 교차한다. 이 교차점 역시 마찰이 자주 발생하는 '교차 증후군'의 취약 지점이 된다.

이처럼 FHL 병변은 단순한 염증이 아니라, 힘줄이 뼈나 다른 힘줄에 끼이거나 부딪히는 기계적인 문제의 성격을 강하게 띠기 때문에 치료가 복잡할 수 있다. 

III. FHL의 역동적인 역할: 걷기와 발 아치의 스프링

A. 걷기(보행 주기)에서의 추진력 담당 

FHL은 걷거나 뛸 때 가장 중요한 최종 단계를 책임집니다.1 발뒤꿈치가 들리고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완전히 넘어가는 순간, 종아리의 큰 근육들이 수축을 마친 후 FHL이 엄지발가락을 강하게 굽혀 **지면을 차고 나가는 최종적인 힘(Final Thrush)**을 제공한다. 달리기, 점프 등 역동적인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리프트 오프(lift-off) 단계를 책임지는 근육이다. 

B. 발바닥안쪽세로활(내측 종아치, Medial Longitudinal Arch)의 동적 안정화

FHL은  구조물, 인대, 족저근막과 함께 발의 아치, 특히 높은 **발바닥안쪽세로활**의 안정성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동적 구조물이다. 발끝으로 서거나 땅을 밀 때 엄지발가락의 패드를 땅에 단단히 고정하여 아치에 지속적인 긴장감을 부여하고, 보행 주기 중 발이 지면을 떠나기 직전, 발목이 뒤침(회외, Supination)되면서 아치의 길이가 단축되고 높아져, 추진력을 최대한 저장하고 방출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을 **아치 반동(Arch Recoil)**이라고 한다. 

C. FHL 문제 시 발생하는 보상 패턴 

FHL에 통증이나 경직이 생겨서 엄지발가락을 제대로 쓸 수 없게 되면, 발의 최종 추진력이 줄어든다. 우리 몸은 이 부족한 추진력을 보상하기 위해 발의 다른 부분에 과도한 하중을 주게 된다.

  • 발 바깥쪽 하중 증가: 엄지발가락(제1지) 대신 발의 바깥쪽(제5지)으로 체중을 분산시키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 다른 발가락 변형: 두 번째 발가락이 보상적으로 과도하게 힘이 들어가 갈퀴 모양으로 굽는 변형(Claw toe)이 발생할 수 있다. 

IV. FHL 통증의 특징과 임상 병변

A. FHL 건병증 및 '무용가 건염' 

FHL 힘줄의 염증은 발목을 반복적으로 펴는 활동(예: 발레 포인팅)을 하는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여 **'무용가 건염(Dancer's Tendonitis)'**이라고도 불린다.

  • 주요 통증 부위: 발목 뒤쪽 안쪽(후내측 발목) 통증과 함께 엄지발가락을 굽힐 때 통증이 느껴진다.

방아쇠현상(Triggering):  FHL 건이 후방 활액막 터널 내에서 기계적으로 포착되거나 충돌(Impingement) 하면,  엄지 발가락이 움직일 때 걸리거나 '딸깍' 거리면서 잠기는 듯한 방아쇠(Triggering) 현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스포츠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한다. 만성 염증으로 인해 건초(Tendon sheath)에 염증성 물질이 채워지거나 , 거골 후방의 골 돌출부(예: Stieda process 파편)가 건 활주를 방해하는 경우 증상이 나타난다. 

B. FHL은 통증의 '위대한 모방자'

FHL 근육 내에 활성화된 통증 유발점(TrP)은 족부와 발목에 광범위한 연관통을 방사하여 임상 진단에 큰 혼란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FHL 통증은 종종 다른 흔한 족부 병변의 증상을 모방하는 '위대한 모방자(The Great Mimicker)' 역할을 한다.

FHL 통증 유발점의 연관통 부위는 다음과 같다.

  1. 발 아치(Arch): 종종 족저근막염(PF)으로 오인된다. 특히 장시간 서 있거나 보행 후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2. 엄지 발가락: 엄지발가락과 발허리뼈(1st metatarsal)의 통증으로 건막류(Bunions)나 통풍(Gout)으로 오인될 수 있다.
  3. 발목 안쪽이나 발뒤꿈치: 족근관 증후군(TTS)이나 아킬레스건염(Achilles Tendinitis)으로 오인되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C. FHL/FDL 교차 증후군 (Intersection Syndrome) 

앞서 언급한 '헨리의 매듭' 부위는 FHL과 장지굴근(FDL) 두 힘줄이 교차하는 지점입니다. 반복적인 발가락 굽힘이나 발목 움직임이 이 부위에 마찰을 일으키면 염증(건초염)이 발생하여 교차 증후군을 유발합니다.

  • 통증 위치: 족저부 중간(Plantar mid-foot)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되며, 환자는 안쪽 발 아치 또는 발 뒤 발목 부위의 통증과 압통을 호소할 수 있다.
  • 특징적인 징후: 환자는 활동 시 엄지 발가락의 **잠김 또는 걸림 현상(Triggering)**을 경험하며, 발목을 발바닥쪽으로 구부리거나 발가락을 구부릴 때 **염발음(Crepitus)**이나 종창이 촉진될 수 있다. 

V. FHL 문제 진단 및 자가 테스트

 A. 기본 평가: 엄지발가락 근력 테스트 (MMT)

검사자 활성화된 FHL 건병증 또는 통증 유발점이 있는 경우, FHL 건은 발바닥 아치 하부에서 통증성 촉진 반응을 보인다. 가 엄지발락의 가장 끝마디를 굽히지 못하도록 저항을 가했을 때, 환자가 통증을 느끼거나 힘이 약하게 느껴진다면 FHL 문제일 수 있다. 

B. FHL 길이 검사 (FHL Stretch Test): 힘줄 끼임 확인

 이 테스트는 FHL 힘줄이 발목 뒤 좁은 터널에서 기계적으로 막혔는지(양성) 확인하는 핵심적인 방법이다.

자가 테스트 절차 (환자는 편안히 눕는다) 

  1. 준비 단계: 발목을 아래로 편안하게 내려놓고, 엄지발가락 끝 관절을 자유롭게 움직인다.
  2. 긴장 최대화 단계: 발뒤꿈치나 발목이 들리지 않도록 발바닥 앞쪽(중족골)을 단단히 누르면서, 발목을 최대한 위로 젖힌다. (이때 FHL 힘줄이 가장 길게 늘어난다.)
  3. 검사 단계: 발목이 젖혀진 상태를 유지하면서, 엄지발가락을 뒤쪽으로 밀어 젖힌다.
  • 정상 (음성): 엄지발가락이 뒤로 완전히 젖혀진다면 정상
  • 문제 (양성): 엄지발가락이 뒤로 젖혀지지 않고 어떤 지점에서 딱 걸리는 느낌이 든다면, FHL 힘줄이 발목 뒤쪽에서 막혀있을 가능성이 높다. 

C. 다른 발 통증과의 구분

FHL 문제는 다른 흔한 질환과 구분이 필요합니다.

1. 긴엄지굽힘근 (FHL) 문제의 특징

  • 통증 위치: 발목 뒤쪽 안쪽, 엄지발가락을 굽히는 힘줄, 발바닥 아치 중앙.
  • 가장 특징적인 증상: 엄지발가락이 움직일 때 잠기거나 걸리는 현상(트리거링), 땅을 밀 때(푸쉬 오프) 통증 증가.
  • 진단 시: FHL 신장 검사가 양성으로 나옴.

2. 뒤정강근(후경골근) 힘줄 문제의 특징

  • 통증 위치: 발목 안쪽 복사뼈 바로 아래, 발 아치 전체.
  • 가장 특징적인 증상: 성인 후천성 평발이 되거나 발목 안쪽번짐(내번) 능력이 약해 짐.
  • 진단 시: 한 발로 뒤꿈치를 들었을 때(Single-limb heel raise) 통증이 있거나 불가능함 (심한 경우).

3. 족저근막염 (PF)의 특징

  • 통증 위치: 발뒤꿈치 안쪽 (Medial Calcaneal Tubercle)에 가장 집중됨.
  • 가장 특징적인 증상: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통증이 가장 심함.

VI. FHL 통증 회복을 위한 전략

A. 급성기 관리: 휴식과 염증 완화

 통증이 심한 급성기에는 염증을 줄이고 힘줄에 가해지는 부하를 최소화 한다.

  • 활동 제한: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달리기, 점프 등)을 잠시 중단
  • RICE 원칙: 휴식(Rest), 냉각(Ice), 압박(Compression), 거상(Elevation)을 적용.

 B. 기능 회복: 힘줄 활주와 유연성 확보

 FHL 문제의 핵심이 '끼임'이므로, 힘줄이 좁은 통로에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도록('활주') 돕는 운동이 중요합니다.

  • 힘줄 활주 운동 (Tendon Gliding): 거골 뒤쪽 터널에서 FHL 힘줄이 잘 움직이도록 돕는 능동적/수동적 스트레칭과 운동을 시행한다.
  • 유연성 회복: FHL 근육과 종아리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는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준다.
  • 기능 회복: 보행 시 발의 정렬을 개선하여 비정상적인 부하가 FHL에 가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생체역학적 재훈련이 초기부터 필요하다. 

C. 추진력 강화 재활 프로그램

FHL은 최종 토우 오프 추진력을 담당하는 근육이므로, 재활 프로그램은 기능적 강도와 지구력 회복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FHL 특이적 강화: 단순히 종아리 근육을 강화하는 일반적인 뒤꿈치 들기(Calf Raises)를 넘어, 엄지발가락굽힘근에 선택적으로 부하를 가하는 운동을 통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발뒤꿈치를 들어 올리는 동작 중, 엄지발가락의 먼쪽발가락뼈사이관절에 집중적으로 저항을 주거나 수건을 쥐는 동작을 통해 FHL에 대한 선택적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

FHL은 안쪽세로활 안정화에 기여하므로, 아치 높이 유지와 엄지발가락 안정화에 관여하는 발 내재근 강화 운동과 FHL 강화를 통합하여 협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달리기, 점프 등 환자가 복귀를 원하는 스포츠 활동에 필요한 추진력을 점진적으로 재교육하는 복합 운동을 재개한다.

 VII. 결론 및 요약

긴엄지굽힘근(FHL)은 발의 추진력과 아치 안정화에 필수적인 '숨겨진' 근육다. FHL 통증을 족저근막염 등으로 오인하고 다른 치료에 매달리기보다는, 엄지발가락의 잠김 현상이나 FHL 신장 검사와 같은 특징적인 징후를 통해 정확히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 목표는 단순한 통증 완화뿐 아니라, **힘줄의 부드러운 움직임(활주)**과 최종 추진력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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