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만드는 움직임

 통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몇 가지 원인을 소개한 글을 적었었다. https://soojae.com/6

근골격계 통증을 악화 시키는 요인

오늘은 그 중에 왜 움직임 손상 증후군이 발생하게 되는지 알아보자. 움직임 손상 증후군에 관해서는 제 스승이신 분께 배웠으니, 그분이 나보다 훨씬 전문가 지만 임상을 하면서 보고, 만지고, 관리하고 했던 것을 접목시켜서 써보겠다.

1. 감정

 움직임에 무슨 감정인가 하겠지만, 쉽게 생각해보자.생각해 보자. 그날 기분이 안 좋으면 움직임이 제대로 나타나는가? 누가 싫은 소리를 했다면, 스트레스를 받아 움직임이 제대로 나오는지 생각해 보자. 고민에 빠져 있다면, 그 고민을 생각하느라 움직임이 제대로 안 나온다. 운동선수들이 멘털(mental) 관리라는 말을 한다. 자기감정을 추스르고, 경기(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감정적 혹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아프던 곳도 아프게 되고, 아픈 곳은 더 아프게 되면서 제대로 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아 통증을 더 악화시킨다.

2. 음식과 소화작용

 내가 먹은 것과 움직임이 무슨 관계가 있지? 하고 의문을 가지실 것이다. 먼저 해부학적 구조를 보면 소화기관의 근막과 우리 근육의 근막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소화기관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음식이다. 음식으로 인해 소화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소화기관은 근육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소화기관이 복강에 있어서 이 주변 근육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치료 했던 예를 들어보겠다. 차가운 것을 잘 못 드시는 분이 있었다(치료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차가운 음식(맥주나 콩국수 등)을 먹으면 탈이 나는 사람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이분이 발목이 아프다고 왔다. 이학적 검사상 인대, 근육, 연골의 손상은 없었다. 그래서 전날 먹음 음식을 물어봤다. "원래 차가운 음식 잘 안 먹는데, 집사람이랑 맥주 좀 먹었다." 아 원인이 이거구나~, 경락(치료사가 뭔 경락이냐 할지 모르지만, 이 것을 공부하면 관리하기 정말 편하다.) 중 대장과 소장을 관장하는 손가락을 눌러보니, 대장을 관장하는 손가락에서 통증이 크게 발생한다. 팔꿈치 아래 포인트 몇 개 눌러주고 발목음 움직이게 하니 통증이 사라졌다. 원리는 대장경은 뒤넙다리근(슬괵근, hamstring)을 관장하는데 이 것과 연결되어, 무릎, 발목으로 연결되는 근막에 의해 발목 통증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통증관문설(Gate Control Theory)을 이용해 경락을 무시(?)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포인트를 누르면 경락 포인트와 비슷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 것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3. 근막

 근골격계 통증에서 근육과 더불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근막이다. 근막은 다른 분들이 많이 말씀하셨지만, 근막을 정육점에서 고기를 팔 때 씌워놓은 랩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가장 쉽다. 아무리 안쪽 고기가 흐물흐물해도 랩이 둘러 싸고 있다면 잘 움직이지 않는가? 반대로 랩이 늘어났어도 고기가 질기다면 잘 안 늘어나지 않는가? 

 혹자는 근막이 잘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비평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안해주는 것보다 효과는 확실히 있고 장기간 관리가 필요하다. 근막 관리를 해주면 움직임에 변화가 생기고, 일명 근막경선해부학(anatomy train)의 경로를 따라 관리해 보면 몸이 전체적으로 변화는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예컨대, 등 통증을 관리하기 위해 표면후방라인(superficial back line)인 뒤넙다리근의 근막만 관리해도, 등의 근육 긴장도(muscle tone)가 확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등 근육의 긴장도가 달라지면서 솟아있던 등이 판판해진다는 표현을 할 정도였다. 

4. 관절가동범위(Range Of Motion)

 관절이 굳어 있으면, 다른 곳에서 보상작용이 발생한다. 예컨데, 어깨관절(Glenohumeral joint)의 관절가동범위에 제한이 있다면, 위등세모근(상승모근)에 통증을 발생시킨다. 팔을 옆으로 벌릴 때, 어깨관절의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위등세모근이 과하게 작동하여 이곳에 통증이 발생한다. 또 다른 예로, 어깨돌림띠(회전근개) 파열 수술을 하여 관절 가동 범위가 안 나오니, 팔을 벌림 할 때마다 넓은등근(광배근)을 당기게 되어 등과 허리가 아픈 분도 있었다.

5. 척추의 안정성(stability)

 안정성(stability)은 움직임(mobility)과 상반되는 개념이지만, 상호보완되기도 한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움직임이 과해지고, 움직임이 제대로 안 나타나면 안성성이 떨어진다. 무슨 의미인지 알아보자.

 먼저, 상반되는 개념은 척추의 움직임이 과해 안정성이 떨어지면, 팔이나 다리를 움직임때마다 특정 분절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예컨대, 7번째 목뼈와 1번째 등뼈 사이 안정성이 떨어진다면 팔을 모음(내전) 할 때마다, 작은마름근(소능형근)이 7번째 목뼈와 1번째 등뼈의 움직임이 크게 발생하여 이곳을 자극하게 되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상호보완된다는 개념은 움직임이 제대로 안나타나서 척추의 안정성을 떨어트린다는 것이다. 그러니 움직임이 제대로 나타난다면 척추의 안정성을 떨어트리지 않게 된다. 쉬운 예로, 팔을 벌림(외전) 할 때, 어깨올림근(견갑거근)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목뼈를 자극하면서 안정성을 떨어트려 통증을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안정성이 떨어져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먼저인지, 움직임이 제대로 안 나타나서 안정성을 떨어트리는 것이 먼저인지는 모른다. 두 가지 문제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7. 보상작용으로 인한 순간회전중심경로(Path of Instantaeous Center of Rotation, PICR) 변화

 관절의 움직임과 관련된 것이다. 어깨를 움직이는 어깨 관절의 중심이 잘 맞아서 관절의 움직임이 크게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데, 움직일 때 어깨 관절의 중심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예컨대, 엎드린 상태에서 팔을 90도 벌림(외전), 팔꿈치를 90도 굽힘(굴곡)하고, 어깨관절의 바깥돌림(외회전)을 몇 번 하다 보면 팔이 바닥에서 들리면서 외회전 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날개뼈와 척추(능형근 부위, 일명 고황) 사이에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8. 신경의 눌림

 신경이 눌리게 되면 근육이 아무리 커도 제대로 힘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보상작용이 발생하게 되어 통증이 나타나게 된다. 예컨데, 5번 목신경이 눌리면, 위팔두갈래근(이두박근, biceps brachii)의 힘이 제대로 발생하지 않아 물건을 들 때, 위등세모근이 과하게 작용하게 되어 어깨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9. 습관화

 몸이 기억한다는 말을 알고 계실 것이다.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움직임을 할 때, 나도 모르게 그 동작이 나오는 것이다. 예컨데, 관절가동범위 제한이나 신경의 눌림이 없는데도, 팔을 벌릴 때 나도 모르게 위등세모근을 사용하게 되어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10. 근육의 과사용과 반복적인 사용

 이 것이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일반적인 것이고, 위에 열거한, 관절가동범, 근막, 척추의 안정성, 보상작용, 순간회전중심경로의 변화와, 신경의 눌림, 습관화의 원인이 된다. 가장 쉬운 예가 안 하던 운동을 하다 보면 알이 밴다고 하는 것이다. 만약 허벅지에 알이배면 제대로 걷지 못해 어기적 걷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인 작업을 하다 보면 그 근육에 통증이 발생하고, 다른 근육을 사용하는 보상작용이 발생하고, 순간회전중심경로가 변하고, 척추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신경이 눌리게 되는 현상 등이 발생한다.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운동선수나 산업현장(신체를 사용하는 모든 직업 포함)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일을 쉬어야 안 아프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지 말기 바란다. 일 안 하면 먹고사니즘의 문제는 누가 해결해 줄 것인가? 공감해 주고, 통증 해결에 최선을 다해 주시라.

11. 마무리

 근골격계 통증의 원인과 이를 악화시키는 원인은 이것보다 더 많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론적으로 배우고 본인이 관리하면서 이러한 개념들이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을 정리해 보았다. 또 한번 강조하지만, 현란한 테크닉보다 통증의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