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굽힘근은 손목관절 굽힘을 보조하며, 손가락을 굽히는 것이 주된 기능이다. 이 근육에는 얕은손가락굽힘근(천지굴근, flexor digitorum superficialis)과 깊은손가락굽힘근(flexor digitorum profundus)이 있다. 이들은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네 손가락을 굽히는 역할을 한다. 엄지손가락에 대한 내용은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깊은손가락굽힘근, 얕은손가락굽힘근>
위 그림은 얕은손가락굽힘근과 깊은손가락굽힘근을 보여준다. 얕은손가락굽힘근을 걷어내야 깊은손가락굽힘근이 보인다.
1. 얕은손가락굽힘근 (천지굴근, flexor digitorum superficialis)
- 이는곳: 위팔뼈 안쪽위관절융기의 공통굽힘근힘줄(상완골 내측상과), 갈고리돌기의 안쪽(구상돌기 내측), 노뼈의 빗선(요골조면)
(humeral head: medial epicondyle, ulnar head: coronoid process, radial head: below the radial tuberosity) - 닿는곳: 둘째~다섯째 손가락 중간마디뼈의 양쪽면
(middle phalanges of digits 2~5) - 작용: 둘째~다섯째 손가락의 몸쪽손가락관절(PIP)의 굽힘, 손허리손가락관절(MCP)의 굽힘, 손목관절의 굽힘 보조
얕은손가락굽힘근은 세 갈래로 나뉘며, 노뼈와 자뼈 사이를 정중신경과 척골동맥이 지나간다. 이 근육은 정중신경의 지배를 받으며, 깊은손가락굽힘근이 지나갈 공간을 만들어준다. 주먹을 쥘 때 저항을 이겨내는 데 도움이 되며, 힘줄이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손목을 자주 구부리고 자쪽으로 치우치는 동작이 반복되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2. 깊은손가락굽힘근 (flexor digitorum profundus)
- 이는곳: 자뼈 몸쪽 3/4 지점의 앞면(척골 근위 내측 3/4), 뼈사이막(골간막), 깊은아래팔근막
(proximal three-fourths of the anterior and medial surfaces of the ulna and the interosseous membrane) - 닿는곳: 둘째~다섯째 손가락 끝마디뼈의 바닥
(base of the palmar surface of the distal phalanges of digits 2~5) - 작용: 둘째~다섯째 손가락의 먼쪽손가락관절(DIP)의 굽힘, 몸쪽손허리손가락관절(PIP)과 손허리손가락관절(MCP), 손목관절의 굽힘 보조
둘째와 셋째 손가락은 정중신경의 지배를 받고, 넷째와 다섯째 손가락은 척골신경의 지배를 받는다. 다만 개인 차이에 따라 넷째 손가락에 정중신경과 척골신경이 모두 분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네 번째 손가락만 단독으로 굽히는 것이 어렵고, 세 번째 손가락까지 함께 굽어질 수 있다. 이 근육 위로 척골동맥과 척골신경이 지나간다.
깊은손가락굽힘근은 얕은손가락굽힘근의 아래쪽으로 위치하며, 손가락의 PIP, DIP 관절을 안정화하고 굽히는 데 관여한다. 손허리손가락관절(MCP)을 폄시킬 때 DIP는 펴지며, PIP는 굽혀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얕은손가락굽힘근이 아닌 깊은손가락굽힘근의 단축을 의심해볼 수 있다.
3. 통증 부위와 증상
얕은손가락굽힘근과 깊은손가락굽힘근의 통증 부위를 명확히 감별하는 것은 어렵다. 힘줄이 부착된 손바닥 부위에 통증이 방사되며, 손가락 관절염으로 오해할 수 있다. 신경이 근처를 지나기 때문에, 통증 부위가 손등인지 손바닥인지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4. 팔꿈치 터널 증후군 (cubital tunnel syndrome)
척골신경은 척측수근굴근을 뚫고 지나간 후, 얕은손가락굽힘근과 깊은손가락굽힘근 사이를 통과한다. 이 근육들에 이상이 있거나 팔꿈치의 운반각(carrying angle)에 의해 척골신경이 압박될 수 있다. 이로 인해 4, 5번째 손가락에서 감각 이상, 저림, 작열감 등이 발생하고, 운동신경 손상 시 근육 위축이 동반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목갈비근과 작은가슴근 등 다른 부위에 대한 검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5. 방아쇠수지 (trigger finger)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자주 사용하는 동작, 당뇨, 류마티스 관절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다. 과사용과 관련된 경우, 반복적인 손가락 굽힘이나 물건을 잡는 동작 등이 원인이 된다. 이 동작을 주로 담당하는 두 손가락굽힘근의 힘줄 중 A1 pulley 부위에 마찰이 생기면서 힘줄이 두꺼워지고, 결국 방아쇠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아침에 증상이 심하고, 손을 움직이다 보면 증상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두 근육을 마사지하거나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주사 치료 또는 수술적 처치도 고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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