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허리근(장요근, iliopsoas muscle)은 큰허리근(대요근, psoas major muscle)과 엉덩근(장골근, iliacus)을 함께 일컫는 말이다. 두 근육은 명칭이 다르지만, 기능이 비슷하고 한 개의 근육처럼 보이기 때문에 엉덩허리근이라는 한 개의 근육처럼 취급한다. 큰허리근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작은허리근(소요근, psoas minor muscle)이 있지만, 엉덩허리근엔 포함되지 않고, 작은허리근이 없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여기에서 작은허리근은 생략한다.
1. 해부학적 특징과 기능
(1) 큰허리근
이는곳 | 닿는곳 | 작용 |
열두 번째 등뼈에서 다섯 번째 허리뼈 몸통의 앞가쪽면, 가로돌기 (T12~L5 횡돌기 전면과 추체 및 추체 측면) - transverse process and bodies of all the lumbar vertebra - intervertebral fibrocartilages(T12-L5) - a series of tendinous arches that extend across the constricted parts of the bodies of the lumbar vertebrae |
넙다리뼈의 작은돌기 (대퇴골의 소전자) (lesser trochanter of femur) |
엉덩관절 굽힘, 엉덩관절 가쪽돌림, 골반앞 기울임, 다리에 대한 허리의 굽힘 |
(2) 엉덩근
이는곳 | 닿는곳 | 작용 |
엉덩뼈오목 위쪽 2/3 (장골와 내측면 상부 2/3) (upper 2/3 liac fossa) |
넙다리뼈의 작은돌기 (대퇴골의 소전자) (lesser trochanter of femur) |
엉덩관절 굽힘, 엉덩관절 가쪽돌림, 골반앞 기울임 |
두 근육 모두 넙다리신경(대퇴신경, femoral nerve)의 지배를 받는다.
엉덩허리근은 엉덩관절 굽힘근(고관절 굴곡근, hip flexor)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동작은 몸통이 고정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동작이다. 그런데, 사람은 직립 보행 동물이기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면서 몸통이 고정되어 있을 때보다 다리가 고정(땅에 닿아 있는 모습)되어 있을 때가 훨씬 많다. 다리가 고정되면 허리 굽힘 또는 골반의 앞 기울임이 발생한다. 따라서 엉덩허리근의 단축은 골반의 앞 기울임을 만들고 허리앞굽음(요추전만, lumbar lordosis)을 유발한다.
엉덩허리근은 허리 앞굽음만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열두 번째 등뼈부터 다섯 번째 허리뼈(T12~L5)에 붙어 있는 근섬유는 허리 폄 작용을 하고, 다섯번째 허리뼈 아래의 근섬유는 허리의 굽힘 작용을 한다. 이러한 이유로 허리의 자세에 따라 다른 기능을 하는데, 과도한 허리앞굽음 자세에서는 허리 폄근 작용을 하고, 누운 자세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 허리를 앞으로 당겨 허리 폄을 만들고, 골반 위의 허리뼈를 굽히고, 넓적다리를 굴곡시키는 동작을 가능하게 한다. 서 있거나 중립의 허리 곡선에서는 몸통 안정화 근육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임상에서 치료를 하다 보면 엉덩허리근이 허리 통증 환자에게 허리뼈 안정화 근육으로 작용하는 건지, 주로 추간판의 압력만 증가시키는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장요근 근막이완술이 만성 요통의 통증 감소와 허리 굴곡 ROM 증가에 미치는 효과"(김유신, 2012)라는 논문에서는 요통 환자에게 엉덩허리근 근막이완술을 시행 시 통증이 감소하고 허리 굽힘이 증가하였다.
"만성 허리 통증 환자의 엉덩허리근 단축과 허리 불안정 검사 간에 관련성 연구"(유창현, 2022)라는 논문에서는 짧아진 엉덩허리근은 허리의 불안정성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엉덩허리근에 대한 수동 신장이 폐 기능에 미치는 영향"(한동욱, 2022)에서는 엉덩허리근의 신장이 가로막(횡격막, diaphragm)의 기능을 증신시키고, 폐 기능을 향상했다.
이 논문들로 유추해 보면 긴장된 엉덩허리근이 허리 안정화에 기여하는 가로막, 뭇갈래근(다열근, multifidus), 배근육의 활성도를 떨어뜨려 허리 통증을 더 유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긴장된 엉덩허리근을 이완시키면 기능이 떨어졌던 세 개의 근육들이 더 작용을 할 수 있게 도와주어 허리 통증을 감소시키는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3개월 정도 된 어린아이의 정상 발달 단계를 살펴보면,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들고, 입으로도 가져가는 동작을 관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동작이 엉덩허리근을 작용시키면서 뒤집기와 배밀이를 위한 준비 단계이다.
2. 통증 부위와 증상
문제가 있는 엉덩허리근과 같은 쪽 척추를 따라 엉치엉덩관절(천장관절) 부근의 엉덩이까지 심부 방사통이 나타난다. 음낭, 어깨뼈 사이(고황통), 같은 쪽 서혜부 혹은 넙적다리 위쪽의 앞쪽과 안쪽 부위 통증도 나타난다. 양쪽 엉덩허리근에 문제가 있을 때 허리의 가로방향으로 통증이 나타나고, 가시돌기(극돌기) 부위의 피부가 변색된다. 허리뼈 특정 분절과 연결된 엉덩허리근의 섬유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본인 또한 특정 분절 섬유를 이완시켜 통증을 감소시킨 사례가 많다.
오른쪽 엉덩허리근의 압통점을 촉진할 때 허리와 아랫배 쪽으로 방사통이 나타나 충수염으로 오해할 수 있다. 엉덩허리근 힘줄 증후군은 넙다리뼈의 작은 돌기가 뒤쪽변위 돼 엉덩관절(고관절) 움직임 시 통증과 함께 소리가 발생한다.
양쪽 엉덩허리근의 길이 불균형은 척추 옆굽이증(측만증)을 유발한다. 엉덩근은 무릎이 펴졌을 때 무릎관절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무릎 통증이 있다면 안정성을 제공하는 엉덩근을 같이 관리해줘야 한다.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 엉덩허리근이 약하다면 척추를 과신전 시켜 허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 후 몸통이 일자로 내려오는 사람들은 복근이 상당히 약한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다리곧은근(대퇴직근)의 단축은 허리의 전만, 골반의 전방경사를 만들어 엉덩허리근의 지속적인 긴장을 만들어 압통점을 유발한다.
올바른 자세(이상적인 정렬) 유지와 허리 관리에 아주 중요한 근육이다.
3. 개인적인 임상 경험
보통 허리가 아픈 남성 분들의 엉덩허리근 길이를 검사하는 'Thomas test'를 해 보면, 넙다리곧은근도 보통 짧아져 있다.
척추고정술을 한 고객들은 대부분 엉덩허리근을 이완해 주면 허리 통증이 경감되는 경험을 했다. 아무래도 강제로 척추 분절을 고정하다 보니 엉덩허리근이 손상을 입은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
척추의 안정성 부족으로 인한 허리 통증 환자에게 엉덩허리근을 이완시킨 후 척추 안정화 운동(stabilization exercise)을 시키는 것이 통증 감소 후 운동을 하기 편한 상태로 만들어 더 효과가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이완시킬 때는 문제가 있는 분절을 찾아서 정확하게 이완하는 것이 훨씬 효과 적이었는데, 촉진하는 경험을 하다 보면 문제 있는 곳을 찾을 수 있고 혹은 움직임을 보고도 찾을 수 있다.
허리가 아픈 고객은 엉덩허리근을 촉진할 때 복근의 긴장도도 같이 올라가는 경험을 한다. 이럴 때는 엉덩근을 먼저 이완시키고, 복근의 긴장도와 복압이 떨어지면 큰허리근을 이완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고관절에 석회가 있는 분이 있었는데, 이 분의 넙다리뼈 작은돌기 부위를 직접적으로 관리해, 통증과 관절가동 범위를 해소시킨 적이 있었다. 이 부위의 문제로 석회가 끼인 건지, 석회 때문에 못 움직인 것인지 모르겠지만, 예후가 상당히 좋았다.
4. 마무리
엉덩허리근에 대한 내용을 다 적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주제 하나로도 책을 쓸 수 있을 정도니 이것과 관련된 질환, 운동법, 움직임 분석법은 상당히 다양하다. 기회가 되면 하나씩 써보자.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허리 아픈 분에게 엉덩허리근은 필수로 관리해야 될 항목이다. 이완이든 강화든 꼭 해줘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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