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장밑근(subclavius)은 몸의 작은 근육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근육학이나 통증을 다루는 분야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근육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빗장밑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몸에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1. 빗장밑근: 해부학적 특징 및 기능
빗장밑근의 위치와 신경 지배
- 이는곳(Origin): 첫 번째 갈비뼈(first rib)의 위쪽 면에 붙어 시작한다.
- 닿는곳(Insertion): 빗장뼈(쇄골) 아래쪽에 있는 빗장밑고랑(subclavian groove)과 원뿔인대(conoid ligament)에 붙는다.
- 신경 지배: 목신경 5번과 6번에 의해 지배를 받는다.
빗장밑근의 주요 기능
빗장밑근은 주변 뼈의 고정 여부에 따라 두 가지 주요 동작을 수행한다.
- 첫 번째 갈비뼈가 고정되어 있을 때: 빗장뼈를 아래로 당기고, 앞으로 미는 동작을 한다. 즉, 어깨를 아래로 내리거나 앞으로 내미는 데 관여한다.
- 빗장뼈가 고정되어 있을 때: 첫 번째 갈비뼈를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한다. 이는 주로 숨을 깊게 들이쉴 때(흡기) 보조적으로 작용한다.
2. 빗장밑근이 짧아지면 발생하는 문제
작은 근육이지만 빗장밑근이 짧아지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갈비빗장간격(costoclavicular space)이 좁아지는 것이다. 위 그림의 빨간색 원이 바로 이 간격이다.
(1) 갈비빗장간격 협착과 신경/혈관 압박
갈비빗장간격은 우리 몸의 중요한 통로다. 이 좁은 공간으로 빗장밑동맥(subclavian artery), 빗장밑정맥(subclavian vein), 그리고 팔과 손의 감각 및 운동을 담당하는 위팔신경얼기(brachial plexus)가 지나간다.
만약 빗장밑근이 짧아지면, 이 갈비빗장간격이 좁아지면서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중요한 구조물을 압박할 수 있다. 그 결과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과 같다.
- 신경 압박: 손의 저림 증상, 감각 이상, 또는 통증을 유발한다.
- 혈관 압박 (동맥/정맥): 손이 붓거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손이 창백해지는 증상, 그리고 신경 압박과 유사하게 저림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예로, 팔을 90도 이상 벌리고 뒤로 젖히면서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을 할 때, 짧아진 빗장밑근에 의해 빗장밑정맥이 눌려 손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어깨 체형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아래 그림을 눌러 확인해 보라.
(2) 어깨 통증 유발
우리가 팔을 벌리는 동작을 할 때, 빗장뼈(쇄골)도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런데 빗장밑근이 짧아져 빗장뼈의 이러한 움직임을 방해하면, 팔을 올리는 데 필요한 다른 근육, 특히 위등세모근(상승모근)에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이러한 과부하가 반복되면 위등세모근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참고로, 어깨 주변으로 퍼지는 통증(방사통)을 유발할 수 있는 등쪽어깨신경(dorsal scapular nerve), 어깨위신경(suprascapular nerve), 긴가슴신경(long thoracic nerve) 등은 모두 목갈비근(사각근)과 갈비빗장간격 사이에서 갈라져 나온다. 그러므로 어깨 주변 통증이 발생한다면 목갈비근 관리가 첫 번째로 중요하다. 이 근육들이 위팔신경얼기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빗장밑근이 짧아지는 원인과 예방법
빗장밑근이 짧아지는 원인은 대체로 우리 몸의 전반적인 체형과 생활 습관에 깊은 관련이 있다. 처진 어깨, 둥근 어깨(라운드 숄더), 굽은등과 같은 자세가 빗장밑근을 짧아지게 만들기도 하고, 역으로 빗장밑근이 짧아져 이러한 체형 변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근육 짧아짐 → 체형 변화 → 다시 근육 짧아짐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으니, 이 고리를 끊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을 늘려주거나 체형을 교정하는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체형 변화를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생활 습관은 다음과 같다.
- 거북목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
- 고개를 숙인 채로 오랫동안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
길을 걸으면서도 핸드폰을 보는 분들을 개인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위험하기도 하고 몸에 통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호흡 방법의 변화도 중요하다
숨을 들이쉴 때 가슴이 위로, 즉 목 쪽으로 과도하게 올라오는 호흡을 반복하면 갈비빗장간격이 좁아질 수 있다. 따라서 가슴이 앞쪽으로 넓게 벌어지는 방식으로 호흡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4. 마무리
우리 몸은 근육 하나만 관리한다고 해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문제의 원인을 찾고, 악순환의 고리를 깨트리며,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뇌가 인지하여 습관화되도록)이 정말 중요하다.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는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해주어야 한다. 아프다고 당장 그 일을 그만둘 수는 없지 않은가? 아프면 나만 서러운 법이다. 꾸준히 관리하며 오래 쓰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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